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고전 가족영화

🎬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고전 가족영화

지난주 일요일이었습니다. 큰아들 녀석이 초등학생 두 명을 데리고 불쑥 집에 왔습니다. “아버지, 오늘 애들 좀 봐주세요. 저녁때 데리러 올게요.” 그렇게 손주들과 단둘이 남겨진 오후,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막막했습니다.

게임? 저는 할 줄 모릅니다. 밖에 나가 놀자니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게 영화였습니다. 제가 30년 직장생활 끝내고 퇴직한 뒤로 가장 많이 한 게 영화 보는 일이거든요. 근데 막상 틀어주려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요즘 제가 보는 영화들은 대부분 느리고, 대사가 많고, 솔직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옛날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제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봤던 영화들. 그때는 비디오테이프였는데, 지금은 OTT에 다 있더라고요.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이 글은 그날 손주들과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리한 겁니다. 주말에 아이들과 뭘 볼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직접 틀어보니 이랬습니다

첫 번째 선택: 나홀로 집에

사실 저도 처음엔 “이게 아직도 통할까?” 싶었습니다. 1990년작이니까 벌써 35년 전 영화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그때 저는 서른 초반이었고, 큰아들이 다섯 살쯤이었습니다.

근데 틀자마자 반응이 오더라고요.

손주 녀석들이 케빈이 도둑들한테 페인트 통 떨어뜨리는 장면에서 깔깔깔 웃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미 떨어지는 장면, 못 밟는 장면, 화염방사기 장면까지. 35년이나 지났는데 아이들 웃음 포인트는 똑같더라고요. 신기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러닝타임이 1시간 40분쯤 됐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 집중력이 끝까지 갔습니다. 중간에 화장실 간다, 물 달라 이런 말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두 번째 선택: E.T.

이건 좀 도박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너무 보고 싶어서 튼 거였습니다.

1982년작. 스필버그 감독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세 번 봤습니다. 그때는 재개봉이 흔했거든요. 매번 볼 때마다 마지막에 눈물이 났습니다. 58살 된 지금 봐도 그렇습니다.

근데 손주들 반응은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

초반에는 좀 지루해하더라고요. 요즘 아이들 영화에 비하면 전개가 많이 느립니다. “할아버지, 이거 언제 재밌어져요?”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E.T.가 아파서 쓰러지는 장면부터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작은 손주가 “할아버지, E.T. 죽는 거예요?” 하면서 제 팔을 꽉 잡더라고요. 그 순간 느꼈습니다. 아, 이 영화가 가진 힘이 아직 살아있구나.

마지막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또 눈물이 났습니다. 손주들 앞에서 참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창피했습니다. 근데 큰 손주 녀석이 “할아버지 왜 울어요?”가 아니라 “나도 좀 슬퍼”라고 하더라고요.

그날 저녁, 아들이 데리러 왔을 때 손주들이 E.T. 이야기를 신나게 하는 걸 보면서 뿌듯했습니다.

세 번째 선택: 토이스토리

이건 다음 주말에 본 겁니다. 손주들이 또 왔거든요. 이번엔 처음부터 “할아버지, 영화 또 보여줘요!” 하더라고요.

토이스토리는 1995년작입니다. 픽사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지금 보면 그래픽이 많이 투박합니다. 요즘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확실히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아이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더라고요.

우디랑 버즈가 싸우는 장면에서는 둘 다 버즈 편을 들었습니다. “우디 나빠!” 이러면서요. 저는 속으로 ‘그래도 결국은…’ 생각하면서 웃었습니다. 스포일러니까 더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 영화 본 다음 날 큰 손주가 자기 방에 있는 로봇 장난감 꺼내서 한참 놀더라는 이야기를 며느리한테 들었습니다. 안 쓰던 장난감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의 힘이란 게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 좋았던 점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고전 가족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검증된 재미입니다.

수십 년간 살아남은 영화들은 이유가 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아도 재미있고, 폭력적이지 않아도 긴장감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 콘텐츠 보면 정신없이 빠른 것들이 많은데, 고전 영화들은 템포가 다릅니다. 그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또 하나. 저는 이게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는데요.

손주들과 대화 주제가 생겼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손주들이랑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늘 어려웠습니다. 학교 어때? 공부는 잘 돼? 이런 것밖에 물어볼 게 없었거든요. 근데 영화를 같이 보고 나니까 대화가 되더라고요.

“할아버지도 어렸을 때 케빈처럼 혼자 집에 있어본 적 있어요?”

이런 질문을 받으니까 제 어린 시절 이야기도 해줄 수 있고, 손주들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다리 역할을 해준 겁니다.

그리고 OTT 시대의 장점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비디오 가게 가서 빌려와야 했는데, 지금은 검색만 하면 바로 나옵니다. 화질도 좋고요. 나홀로 집에를 풀HD로 보니까 옛날 브라운관 TV로 봤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좋은 이야기만 하면 솔직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던 점도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는 시대 차이에서 오는 설명의 번거로움이었습니다.

나홀로 집에에서 케빈이 집 전화기로 피자 주문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손주들이 “할아버지, 저 전화기 뭐예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유선 전화기를 처음 보는 겁니다. 또 E.T.에서 엘리엇이 엄마한테 전화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아이들이 이해를 못 합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설명을 해줘야 했는데, 그게 좀 흐름을 끊더라고요. “저때는 휴대폰이 없었어” “저건 집에 있는 전화기야” 이런 설명을요.

두 번째 아쉬운 점은 일부 장면의 지루함이었습니다.

E.T.가 대표적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요즘 아이들 기준으로는 초반 30분이 상당히 느립니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아이들이 집중하기 어려워했습니다.

솔직히 E.T.는 초등학교 저학년보다는 고학년 이상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감정적인 깊이를 느끼려면 어느 정도 공감 능력이 필요하니까요.

세 번째는 자막 문제였습니다.

저는 원어에 자막으로 보는 걸 좋아하는데, 손주들은 아직 한글 읽는 속도가 느립니다. 특히 작은 손주는 2학년이라 자막 따라가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더빙판을 찾아봤는데, 없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이건 플랫폼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중요한 대사는 읽어줬습니다. 조금 번거롭긴 했지만, 그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정리

Q1. 몇 살부터 고전 가족영화를 보여줘도 될까요?

제 경험으로는 초등학교 1학년 정도면 대부분 괜찮았습니다. 다만 영화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나홀로 집에는 유치원생도 즐길 수 있습니다. 슬랩스틱 코미디가 주라서 대사를 다 이해 못 해도 웃을 수 있거든요. 반면 E.T.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추천드립니다. 감정선이 복잡하고, 슬픈 장면도 있어서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서울 수 있습니다.

토이스토리는 그 중간쯤입니다. 캐릭터들이 귀엽고 유머도 많지만, 버즈가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은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합니다.

Q2. 요즘 아이들이 옛날 영화 그래픽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나요?

솔직히 토이스토리 처음 틀었을 때 저도 이 걱정을 했습니다. 근데 의외로 아이들은 그래픽에 대해 별말 안 하더라고요.

제 생각에 아이들은 어른들만큼 비교를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예전 그래픽이네”라고 인식하지만, 아이들은 그냥 “애니메이션”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사 영화의 경우 특수효과 차이가 좀 눈에 띌 수 있습니다. E.T.의 경우 인형 느낌이 나는 장면이 있는데, 손주들이 “이거 진짜 아니지?”라고 물어보긴 했습니다. 저는 “그때는 CG가 없어서 직접 만들었어”라고 설명해줬더니 오히려 신기해하더라고요.

Q3.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제가 확인한 바로는 나홀로 집에는 디즈니플러스에 있었습니다. E.T.랑 토이스토리도 마찬가지였고요. 정확하진 않지만 넷플릭스에도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플랫폼마다 수시로 바뀌니까 직접 검색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디즈니플러스를 주로 씁니다. 고전 가족영화가 많이 있어서요. 광고 아닙니다. 제가 돈 내고 쓰는 거예요.

🎞️ 마무리하며

글이 길어졌습니다.

손주들과 영화 본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이것저것 생각나는 게 많았습니다. 30년 넘게 직장 다니면서 정작 제 아이들과는 영화 볼 시간이 많지 않았거든요. 주말에도 피곤하다고 누워있기 일쑤였습니다.

퇴직하고 나서야 이런 시간이 생겼습니다.

늦었지만 손주들과 함께하는 지금이 좋습니다. 영화 한 편이 세대를 연결해주는 걸 느낍니다. 제가 젊었을 때 감동받았던 장면에서 손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때, 묘한 기분이 듭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뭉클함이랄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주말에 아이들과 뭘 할지 고민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고전 가족영화 한번 틀어보시길 권합니다.

새 영화도 좋지만, 검증된 영화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유치원생~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나홀로 집에로 시작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실패 확률이 가장 낮습니다. 그다음 토이스토리. E.T.는 조금 더 크고 나서요.

아, 그리고 팝콘 준비하시면 더 좋습니다. 손주들이 영화관 온 것 같다고 좋아했거든요. 저는 전자레인지용 팝콘 샀습니다. 집에서 영화 보는 것도 나름 분위기가 납니다.

다음에는 백 투 더 퓨처를 보여줄까 생각 중입니다. 근데 이건 시간여행 개념이 있어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해보고 또 알려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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