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이 50대에도 강렬한 이유, 대표작으로 알아보기

🎬 퇴직하고 나서야 제대로 만난 배우, 메릴 스트립

퇴직하고 나서 시간이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30년 가까이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는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게 없어지니까 처음 몇 달은 솔직히 좀 멍했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TV 앞에 앉아 있는 날도 많았고요. 근데 그게 어떻게 이어졌냐면, OTT 구독을 하나씩 늘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를 하루에 한두 편씩 보게 됐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게 메릴 스트립 영화였습니다. 사실 이름은 알았죠. 워낙 유명하니까요. 그런데 제 기억이 맞다면, 직장 다닐 때는 이름만 알고 제대로 본 영화가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도 없었고, 뭔가 “여자 배우 위주 영화”라는 선입견도 있었던 게 솔직한 말입니다. 근데 막상 보니까 완전히 달랐습니다. 화면을 켜놓고 딴짓 하려다가, 어느 순간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화면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 메릴 스트립이 특별한 이유, 한 마디로 말하면

정확하진 않지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만 스무 번 넘게 올랐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수상도 세 번인가 했고요. 이런 숫자보다 제가 더 인상 깊었던 건, 그 사람이 나오는 영화마다 장르가 다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드라마도 하고, 음악 영화도 하고, 코미디도 하고, 스릴러 분위기 나는 작품도 있습니다. 보통 배우들은 자기 이미지에 맞는 역할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근데 메릴 스트립은 그게 없습니다. 매번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나옵니다.

특히 저처럼 50대 후반이 되고 보니까, 나이 들어서도 이렇게 강렬하게 일한다는 게 더 와닿았습니다. 사실 회사 다닐 때도 나이 들수록 존재감이 흐려지는 느낌을 받은 적 있거든요. 그런데 메릴 스트립은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무게가 생긴 것 같았습니다. 그게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뭔가 시원한 느낌이었습니다.

🎭 대표작으로 알아보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 세계

👠 더 데빌 웨어스 프라다 — 차갑게 빛나는 사람

이 영화가 제가 메릴 스트립을 제대로 처음 본 작품입니다. 패션 잡지 편집장 역할인데, 처음에는 그냥 ‘독한 상사’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보다 보면 묘하게 그 캐릭터가 이해가 됩니다. 큰 목소리 한 번 안 내는데 주변 사람이 다 긴장합니다. 그 고요함 속에 있는 압도감 같은 걸 어떻게 연기로 표현하는지, 저는 아직도 설명을 못 하겠습니다.

직장 생활 오래 한 입장에서 보면, 저 캐릭터 같은 사람 한두 명쯤은 어디서든 만났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더 실감 났습니다. 무서운데 왜 눈을 못 떼겠냐 하면, 그 사람 안에 무언가 쓸쓸한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걸 대사로 설명 안 하고 표정이랑 걸음걸이로만 전달하는 게 진짜 대단했습니다.

🎵 맘마미아 — 이런 모습도 있었어?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메릴 스트립이 뮤지컬 영화를? 그것도 아바 노래로? 근데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노래 실력이 전문 가수 수준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 그녀가 가진 에너지와 해방감 같은 게 화면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억지로 밝게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이 영화 찍을 때 그녀 나이가 적지 않았을 텐데, 그 장면들을 보면 나이 얘기가 생각도 안 났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자유롭게 웃고 뛰고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신선했습니다. 평소 그녀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더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 철의 여인 — 연기가 아니라 빙의 같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연기한 작품입니다. 이건 뭐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그냥 보는 내내 ‘이게 연기가 맞나’ 싶었습니다. 목소리 톤, 말하는 방식, 걷는 자세, 눈빛까지 전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정치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라 대처 총리를 잘 몰랐는데, 영화 보고 나서 실제 자료도 찾아봤습니다. 그만큼 몰입이 됐습니다.

특히 노년의 대처를 표현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사람이 기억을 잃어가는 걸 연기하는 방식이, 거창하거나 슬프게 포장하지 않고 그냥 담담하게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 지금 봐도 전혀 안 낡았습니다

꽤 오래된 영화인데, 정확하진 않지만 메릴 스트립이 아주 젊을 때 찍은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혼 과정에서 아이 양육권을 다투는 이야기인데,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근데 그 불편함이 나쁜 게 아니라, 인물이 너무 입체적이어서 생기는 불편함이었습니다. 그녀 캐릭터가 마냥 나쁜 사람도 아니고 마냥 좋은 사람도 아닙니다.

30년 직장 생활하면서 수많은 사람 봤지만, 사람이 딱 잘라지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그걸 영화에서 그대로 보여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메릴 스트립은 그 초기 작품에서부터 이미 그걸 하고 있었습니다.

⚠️ 알아두면 좋은 점, 그리고 솔직히 아쉬웠던 것

메릴 스트립 영화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주의할 게 있습니다. 작품마다 분위기 차이가 꽤 크다는 겁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맘마미아 보고, 바로 철의 여인 보면 좀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적 있었습니다. 순서를 잘 고르면 더 좋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연기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오히려 영화 자체의 흐름이 배우한테 다 흡수되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 가끔 있었습니다. 같이 나온 다른 배우들이 좀 묻히는 경우도 있었고요. 물론 그게 메릴 스트립 잘못은 아닙니다. 근데 보는 입장에서는 뭔가 영화 전체의 균형 면에서 아쉽다는 느낌이 든 작품이 한두 개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자막으로 볼 때랑 더빙으로 볼 때 느낌 차이가 꽤 납니다. 가능하다면 자막으로, 원어 목소리로 보는 걸 추천합니다. 그 목소리 자체가 연기의 일부니까요.

🙋 이런 분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 나이 들면서 뭔가 해왔던 게 흐릿해지는 기분이 드는 분. 메릴 스트립을 보면, 오래 쌓인 것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보게 됩니다.
  • 영화를 즐기고 싶은데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는 분. 대표작부터 하나씩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 보는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직장 생활에서 사람 관계로 지쳐본 경험이 있는 분. 그녀의 영화 속 인물들이 단순하게 그려지지 않아서, 그 복잡함에서 오히려 위로받는 느낌이 있습니다.
  • 배우자나 가족과 같이 볼 영화를 고르는 분. 맘마미아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같이 보기에도 좋습니다.

✍️ 마치며 — 영화관 안 가도 이런 배우를 만날 수 있다는 게

퇴직하고 나서 영화를 이렇게 많이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엔 그냥 시간 때우려고 봤던 게, 어느새 진짜 취미가 됐습니다. 메릴 스트립 영화들이 그 전환점이 됐던 것 같습니다.

화면 속 그 사람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뭔가 배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저렇게 자기 일에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매번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한다는 것. 그게 저한테는 꽤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부담 없이 한 편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어디서부터 봐도 괜찮습니다. 그냥 보다 보면 압니다. 왜 이 배우 이야기를 사람들이 이렇게 오래 하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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